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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ming/boostcamp 7

10월의 두 번째 회고

아니왜이제부터회고는프로젝트가끝나면그때마다하나씩하고주간회고는안한다고하시더니왜프로젝트가끝나지도않았는데그새를못참고회고를쓰러오셨나요뱉은말을한달도채지키지못하고번복하는모습아주보기안좋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정말 격렬한 한 주를 보냈다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감이 안와서 2시간동안 같은 글을 세 번째 쓰고 있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냐?

 

아주 감사하고 수치스러워요

 

요새 느껴지는 변화가 있다고 한다면, 마스터클래스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 하나도 알 수가 없어서 다른 세상 일 구경하는 기분으로 멍하니 듣기만 했는데, 이제 마스터 분들이 강의하시는 주제라던지 다른 캠퍼분들이 질문하는 용어들이 조금씩 눈과 귀에 익기 시작하니 클래스마다 조금씩의 소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내가 축구 전략을 하나도 몰라도 그물에 공이 걸리면 재밌어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그리고 Day 5에 하는 코드리뷰 마스터 클래스가 정말 재미있다. 140명이 모인 자리에서 무시무시한 시니어 개발자분께 내 코드에 대한 질문을 한다는게 너무 부러운 기회이기도 하면서, 다들 너무 긴장하고 당황스러워 하는게 무슨 기분인지 알 것 같아서 너무 재미있었다.나도 혹시 내가 걸리면 그 소중한 기회를 알차게 사용하고 싶은 마음에 어떤 것들을 여쭤볼지 항상 정리해서 클래스에 들어가곤 했다.

보통 지목되는 사람은 자신의 리뷰를 받고 나면 다음 리뷰 대상을 지목한다. 뭔가 일종의 폭탄돌리기(?)같은데, 다들 서로 그 주 조원분들을 뽑는 분위기여서, 어느정도 그 지목 범위가 예측이 가능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뜬금없이 'Zoom상으로 캠이 보이는 분'으로 내가 지목되었다.

 

지난 프로젝트에서 도메인 주도 설계에 완벽히 참패당한 나는 이번 주의 의문점들을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어서 그야말로 멘탈이 무너졌다. 성인 되고 그정도로 머리가 하얘진 적이 처음이였고, 나는 이번 주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도 다 까먹고 알수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그 와중에 누군가가 DM으로 막 좋아하시더라 저 이제 지목할 사람들 다 써서 이제 님차례거든요 준비하세요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내 실패한 백엔드 설계에 대한 하나의 큰 힌트를 얻었다는 것이고, 가장 최악인 점은 내가 너무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처럼 말했다는 점이다. 진짜 너무 창피했다 ;ㅅ;..

 

그렇게 내 소중한 기회를 어정쩡하게 써버리고 바로 다음주인 오늘, 한 번 걸렸으니 당분간은 없겠지 생각헀던 바로 오늘, 나는 또 지목을 당했다. 한번도 조원으로 뵌 적은 없지만 일방적으로 내 존경 리스트에 집어넣음 당하신 분한테 지목당했다. ㅋㅋ.. 사실 이번 주는 여쭤보고 싶은게 정말 많았는데 2주 연속으로 나만 이런 기회를 받는게 지나친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어 최대한 정중하게 거절하고 나의 또다른 존경리스트를 꺼냈다. 내가 스승 삼고 싶은 분인데 거의 내 수준으로 당황하셔서 조금 죄송했다. 그래도 무척 유익하고 필요했던 내용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그리고 그 분이 다음 사람으로 또 다른 분을 지목하면서, 챌린지 첫 주 조원분들을 거의 다 마주친 꼴이 될 뻔했다. 아쉽게도 그 분은 사다리타기에서 탈락하셨음.. 아무튼 오늘 피어세션을 포함해서 오랜만에 첫 주 조원분들을 많이 봐서 기분도 좋고 초심을 돌아보게 되었다. 님들을 모델 삼아서 여태 열심히 공부했는데 여전히 아득하게 높이 계시네요 들..

 

저는날먹이아님니다아마두요

※ 아닙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토픽은 페어 프로그래밍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매일 조별로 하는 데일리 스크럼도 나 때문에 다른 조원분들의 시간이 허비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며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 프로젝트 자체를 협업으로 하라는건 너무나도 잔인한 일이였다. 뭐 그래도 11월 쯤부터는 진짜 팀 프로젝트를 해야하니 예행 연습이라 생각하고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해서 갔다.

너무 만반의 준비를 해서 갔다. 우선 슬랙에 공유했던 프로젝트 회고에서는 이번 프로젝트부터는 팀원이 있으니 내 마음대로 룰을 정하기 어려워서 따로 규칙이 없다고 적었지만, 사실 무언가를 시도하겠다는 생각은 있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첫 미팅 때 준비해가서 페어 분께 설명을 드렸고, 너무 감사하게도 그 모든 규칙들을 흔쾌히 OK 해주셔서 이 프로젝트는 지금 100% 나의 학습 계획대로 돌아가고 있다. 그 분 성격상 더 감사드리면 부담스러워 하실 것 같아서 감사인사 안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페어 프로그래밍은 생각만큼 잔인하지는 않았고, 생각보다 고통스러웠다. 우선 일하고 쉬는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없다보니 능률이 떨어지는 구간이 필연적으로 발생했고, 그렇다고 이 프로젝트를 혼자 진행했으면 매끄럽게 술술 풀렸을 것 같냐면 그건 또 절대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과물로 나오는 것들이 정말 깔끔했다. 아무래도 내가 짠 코드는 아닌듯함..

또 하나의 차이점이 있다면, 시간 대비 작업 속도가 떨어지는 반면에 학습량은 드라마틱하게 늘었다. 페어 룰 자체를 내 학습 계획에 맞춘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 웹팩도 나의 해결해야 할 블랙박스 중 하나였지만 부담이 되어서 미루고 있었는데 페어 분의 도움으로 나는 그 부분까지 이번 프로젝트로 배울 수 있었다. 그거 혼자 공부했으면 읽어야 할 기술문서가 생각만해도 에휴.. 아무튼 프로젝트 시작부터 그런 가르침을 받았으니 솔직히 동료보단 선생님같았다 ㅋㅋ.. 당신 already declared in my 존경리스트

 

자랑할 것도 있다! 이번에는 말 그대로 진짜 협업을 하는 만큼 커뮤니케이션 툴을 열심히 활용했다. 항상 내가 용두사미로 끝냈던 이슈 관리와 함께 페어 분의 조언을 받아 위키와 프로젝트, 브랜치 관리까지 하면서 여태 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깔끔하고 보기 좋은 레포지토리가 되어가고 있다. 솔직히 이슈 볼 때마다 스스로 뭐라도 된 것 같은데 어디다가 말해도 콧방귀 뀔 것 같다

 

반면 내가 너무 편한 페어를 만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앞서 말했듯 페어 룰도 내 맘대로, 실력도 내 한참 위인 분을 만나서 코딩할 때도 엄청난 보정을 받았고, 무엇보다 기상 후 취침 전까지 무호흡으로 코딩을 하는 내 시간 빌게이츠 학습법을 그대로 함께 진행해 주셨다. 나는 솔직히 업혀가는 입장에서 먼저 쉰다고 하면 좀 양심이 없어 보일까봐 끝까지 했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내가 너무 열심히 해서 페어 분도 못끊고 쭉 갔다더라.. 우리는 의문의 마라톤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이 분 처럼 모든 동료가 나에게 100% 맞춰 줄 수도 없는데, 뭔가 협업의 좋은 사례라고 할 만한 레퍼런스가 많이 없어서 다른 캠퍼분들과 이야기 할 때마다 페어 프로그래밍에 대한 질문을 많이많이 했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정리가 되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 마스터 클래스에서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어느 정도 실루엣은 잡혔다. 어쨌든 최종 프로젝트에서 무능하지만 열심히라도 하는 사람 역할이 내 목표다.

 


이야 글이 왤케 기냐잉

원래 페어 프로그래밍에 대한 소감을 정리해서 슬랙에 10분 글쓰기 채널 같은 곳에 공유하고 싶었는데 이미 글에서 찐한 내수용 향기가 나고 있다 에이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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