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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ming/boostcamp 7

12월의 세 번째 회고 (Final 6/6)

이거 왜 끝나는거냐 ㄹㅇ

버그아님? 누가 빨리 고쳐

 

※ 이 글은 마크다운을 지원하는 SNS, 모헤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링크]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슬랙에 올린 첫 번째 메시지인데.. 저 이모티콘은 왜였을까?

마스터 클래스에서 마스터님이 부스트캠프 전과 후의 내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글쎄.. 뭔가 변한 게 있을까? 이것에 대한 내용을 몇 번 씩 쓰고 지우길 반복했다. 분명 많이 변한 것 같은데 말로 표현이 잘 안 된다. 가장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변화는, 주변 친구들이 사람이 많이 밝아 졌단다.

뭔가 정량적으로 말할 수 있는 변화가 더 있을까? 그냥 원래는 공부 하는 법을 몰랐는데 부캠이 아니라면 평생 말도 못 섞었을 훌륭하신 분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어떻게 공부를 해야 좋을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챌린지 첫 조에서 만난 분들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팀 프로젝트를 함께한 팀원들까지, 배울 점 투성이인 사람들이었다. 이제 이런 방식으로 천천히 쌓아 나가면 나도 저 사람들처럼 되지 않을까?

아프면 코딩이 잘 되는 사람

아픔 부스트

생각해 보면 나는 무척 잘 아픈 편인 것 같다. 부캠 6달 동안 아팠다는 얘기를 한 네 번 쓴 듯.. 취직하면 아플 때마다 쉬지도 못할텐데 몸 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왜 집에만 있으면서 아프냐

그래도 아파서 득 보는건 있다. 이상하게 아프면 코딩이 잘 된다 ㅋㅋ.. 평소에 정신 산만하게 우당탕탕 코딩을 해서 그런가? 아프면 정적인 기분(?)이 되어서 결과물이 정말 좋다. 그래서 아픈 동안 엄청 많은 개선을 이루어냈다. 특히 에디터 부분은 나와 팀원 분의 비명소리가 가득한 코드인데 차분하게 보니 너무 대놓고 잘못 짠 코드가 보여서 이것저것 많이 고쳤다. 종종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굿..

그나저나 이제 프로젝트라는 핑계가 사라졌으니 빼도박도 못하고 운동을 해야한다. 아니 부캠 연장하라구요..

우리 아이 조금 이쁠수도

발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른 한 조가 우르르 몰려와서 우리 서비스를 테스트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아 저 사람은 정말 나랑은 다른 세상이네..' 했던 분들이 있는 팀인데, 갑자기 오셔서 너무 많은 칭찬들을 해주고 가셔서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물론 그 자리에서 아니 이거 개못했네요 할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나는 그 때 들은 소감과 피드백들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너무 감사합니다..

그 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멘토님이 계속 와서 테스트를 해 주셨다. 덕분에 엄청나게 많은 버그 수정과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 마크다운 테스트를 위해 정말 많은 테스트 케이스를 준비했는데도 버그가 그렇게나 많더라. 아무튼 이제 진짜진짜 구현한 것들 안에서는 안정적인 결과물이 나왔고, 발표 때 자랑스럽게 내밀 수 있었다.

최종 발표를 준비하며

6주 동안 너무 많은 것들을 해냈는데, 그걸 10분 안에 담기란 쉬운 일이 아니였다. 정확히는 분명 구현할 때는 엄청 위대한 업적이였는데, 남들한테 내보이자고 들여다 보니 너무 당연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고 나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대주제들을 정하고 스크립트를 쓰다 보니 이번엔 또 분량이 너무 길어서 지우고, 이대로는 이해가 제대로 안되겠다 싶어 다시 쓰고.. 이 과정을  무척 많이 반복했다.

특히 발표할 때에는 1) 말로만 들어도 이해가 가능한 문장과 2) 이를 받침해주는 슬라이드 내용 이렇게 두 가지 규칙을  지키면서 쓰고 싶었는데, 기술적인 내용을 이 규칙에 맞게 스크립트를 쓰는게  정말 어렵더라. 팀 내부적으로도 내용을 잘못 이해해서 잘못된 내용을 ppt에 넣는 일도 있었다. 다 내 공부가 부족한 탓에..

 

그렇게 새벽에 ppt와 스크립트를 완성하고 최종 정리를 하면서 발표를 진행할 팀원과 잡담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팀원 분이 저 내일 발표 시간에 기말고사 있어염.. 하는 바람에 얼렁뚱땅 내가 발표를 하게 되었다.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당황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이 사람들이 6주 동안 고생한 결과물을 내가 이야기해도 괜찮은가 하는 부담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팀원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실패를 겪었는지 옆에서 직접 봤는데, 그 고생들을 내가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너무 긴장해서 그런가... 평소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눈이 떠져서 오전중에 스크립트를 다시 내 말투에 맞게 수정했다. 혼자 직접 리허설을 해 보니 ppt에도 빠지거나 어색한 부분이 있어서 또 수정하고... 하다 보니 내가 얼마나 안일하게 발표 자료를 만들었는지 섬뜩했다. 이거 팀원 분이 그대로 가지고 발표하셨으면 얼마나 당황하셨을까;

 

다행히 발표는 큰 실수 없이 무난하게 마쳤고(내가 어마무시한 호들갑을 떨긴 했다) 같은 섹션에서 발표하는 팀들이 너무 짱짱해서 엄청 좋은 이야기를 듣진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게다가 부스에 걸린 소개 영상을 수정할 기회까지 받아서, 발표 자료의 어색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되었다. 굿..

부스트캠프베리굿나이스

아니 좀 가운데에 맞춰 서서 찍지
대충 수료식날 찍은 사진 모음

끝이 났다. 끝이 났다고 말하니까 무척 어색한걸? 아무튼 팀원들과 서로 고생했다고 이야기 나누는데 조금 슬펐다. 왜 나는 더 잘 하지 못했을까? 더 많은 걸 해보지 않았을까? 부스트캠프를 하면서 아쉬웠던 순간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더라. 그래서 마지막에라도 덜 아쉽도록 지금 하루 웬종일 다른 캠퍼분들한테 롤링페이퍼 쓰고 있다. 왜 이 생각이 이렇게 흐르는거지? 아무튼 이제 오랫동안 못본 가족도 보고, 친구들도 보고, 놀 거 놀고, 운동도 하고, 조금 재정비 타임을 갖고 다시 새로운 공부거리를 찾아야겠다.

챌린지 끝날 때에는 뭔가 느낀 점을 나름 디테일하게 쓴 것 같은데 이상하게 지금은 그게 안된다. 부스트캠프가 진짜 끝나는 것이기 때문일까? 나는 챌린지 후기를 쓸 때 멤버십 못 붙을 것 같다고 말하고 다녔으면서 사실은 멤버십에 붙은 나를 마구 상상했던걸까? 그래서 그때는 후기가 잘 나왔던 걸까?

아~ 모르겠다. 아무튼 이것도 개발자로서의 삶을 시작하려고 하는 캠프니까 시작이라고 생각하는게 맞지 않을까? 이 사람들 다시 보려면 꼭 성공해서 좋은 회사 다녀야겠다. 부스트캠프도 팀 리코더도 저 같은 사람이랑 함께 해 주어서 정말 오지게 고맙습니다~~

 


아니 왤케 길어 그만 써야지

근데 이거 이렇게 쓰고 부스트캠프 최종 회고 또 쓰면 뇌절인듯